백두대간길

[스크랩] 남덕유 -삿갓봉

청계수 2017. 7. 10. 00:50

남덕유산 촬영:시원

 

남덕유산~삿갓봉

1:25,000지형도=송계. 장기

2007년 7월 28일 토요일  구름조금(27.1도)  풍속1.8m/s  습도71%   일조시간4.4hr   일출몰05:32~19:36

코스: 남령11:30<4.0km>남덕유산1507.4m<1.4km>월성재<2.9km>삿갓봉1419m경유~삿갓재<4.2km>황점18:30

[도상12.5km/ 7시간 소요]

 

지형도

 

개요: 남령에서 출발, 정상으로 치달아 삿갓봉을 경유해서 황점으로 내려오는 이번코스 최고봉 남덕유산(1507.4m)은 전북 장수군과 무주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는데, 서봉을 장수덕유로 부르기도 한다. 암봉 틈새로 칠백여계단의 철사다리가 놓여진 남덕유산은, 북덕유와 달리 암골미 빼어나고 골 깊어 사철 산객을 불러들이는데 그 중에서 삿갓봉(1419m)은, 임진왜란 당시 김면(무계에서 승전하여 훗날 합천군수가 되었다)이 이끄는 거창의병 40여명이 주둔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도상거리는 12.5km에 불과해도, 해발 1500m대까지 치올라야하는 버거움이 있고 한더위 수통무게로 인한 체력소모 심하다. 그렇지만 최고봉에서 바라보는 장쾌한 조망- 향적봉에서 할미봉까지의 대간 주능선길과 금원산으로 이어가는 진양기맥, 아슴프레 구름속에 희미한 지리산, 그리고 대간길 이쪽 저쪽으로 골 깊게 패여내려간 지계곡들은, 산 속에 있으면서도 산을 향한 그리움으로 가슴 설레이게 한다. 그리고 짬 내서 찾아가야 할 후반부의 무룡산은, 용이 춤추는 산이란 뜻의 이름에 걸맞는 무룡남릉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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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룡남릉은 용이 춤추는 듯한, 황점마을 들머리 날등부터가 예사롭질 않다. 그리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1088m봉, 1219m봉, 1288m봉...! 용의 등줄기에 해당되는 1219m봉 이후의 암릉코스와 머리 부분에 해당되는 1420m봉에서 정상까지의 날카로우면서 둔중한 암릉지대...! 무룡산 남릉을 타야만이 무룡산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이번 산길은, 산수리에서 올라오는 마학골 외엔 아직 작은 슬링하나 달려있지 않은 천혜의 원시성을 고히 간직하고 있다.

 

이번 산길 북쪽의 장수군 방면으로 녹아내린 눈 녹은 물들은 금강 물길따라 군산 앞바다로 가지만, 거창군 북상면 쪽으로 내려간 계곡수(삿갓샘..)는 합천땜에 한 번 고였다가 황강 물길따라 흘러가서 낙동강이 된다. 함양군 서상면 쪽을 흘러간 빗물(참샘..)은  남강이란 이름으로 떠내려가 지리산에서 흘러온 엄천강물과 만나면 경호강으로 바뀐다. 하지만 진양호를 거쳐나오면서 또다시 남강이란 이름으로 돌고돌아 함안까지 가서야 낙동강을 만난다.

 

삿갓골의 무명폭포

 

가는길: 대진고속국도 서상나들목에서 빠져나와 해발 900m에 이르는 남령에서 서북쪽 날등을 타면, 진행방향 정수리에선 남덕유 하봉이 다소곳 낮은 자세로 맞이한다. 개활지 무덤에 올라 함양군/거창군 이쪽 저쪽 바라보다가 삼각점 밀어부친 1014.7m봉 헬기장에 당도하면 이어지는 산죽길, 하봉 오름길은 완만하다가 급경사지역 암봉 전망대에선 월봉산 뒤돌아보게 만들고, 남덕유 상봉~삿갓봉~무룡산 연릉 병풍 빙 둘러치고 어서오라 손짓한다.

 

오래된 이정표 천대받는 하봉 넘어가면 정상부분 갑자기 클로즈 업 되고, 영각사 삼거리 거쳐 참샘 기원문 지나 맞닿뜨릴 하늘 치솟은 철계단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허리 잔뜩 꾸부리고 위로 위로..! 천국으로 올라가는 촘촘하고 가파른 쇠난간 끝에는 최근 설치한 전망대 있어 지나온 흔적 돌아볼 수 있다. 정상 찍고, 월성치 당도하면 [←남덕유산1.4km/삿갓골재2.9km/황점3.8km↓]이정표가 지친 이들 도와준다.

 

삿갓봉 정상에선 정상석 아래로 내리뻗은 동남릉이 멋있어 보이고 지형도엔 등로표기 돼 있지만, 내려서기 거북하다. 삿갓봉에서 무룡산 마주하며 최신시설의 삿갓골재 대피소로 내려오면, 산뜻한 이정표 [향적봉10.5km/황점4.2km]가 발길 부여잡는다. 여유가 있다면 무룡산을 거쳐서 황점으로 내려간대도, 한시간만 더 할애하면(삿갓골재에서 무룡산 남릉타고 황점까진6.0km)훨씬 재미있는 산행이 될 것이지만, 삿갓샘을 거쳐 내려가는 황점골은 무척이나 단조롭고 조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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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룡산가는길: 황점마을에서 삿갓재로 십분만 가면 만나는 [←삿갓재3.4km/황점1.8km→]삼거리 이정표에서, 동북쪽으로 난 경운기길을 따른다. 막다른 지점까지 가면 이번엔 계곡길 따라서 올라가다가 고로쇠 호스가 갈라지는 지점의 오른쪽 계류를 건너 날등으로 붙으면, 암괴 포개진 1088m봉에 올라서게 된다. 1219m봉 오름길 까다롭긴 해도 장쾌한 조망 제공하는 암벽길 고스락 절벽 틈새엔 비결사 한 분 굴뚝 세운 움막짓고 출입금지 팻말 내걸었다. 자세히 보면 계곡따라 올라온 길도 보인다.

 

무룡산을 바라보며 급비탈 미끄름 치면, 이번 코스 하이라이트 암릉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저길 어떻게 통과할까 싶어도 잘 살피면 요리조리 잘 돌아 갈 수 있다. 완경사 한 봉우리 넘어가면 마학골에서 올라오는 등로 시그널 몇 개 나부끼면서 비로소 날등길은 뚜렷해지기 시작하지만, 이번엔 제법 키높은 절벽지대 기다리고 있다. 1288m봉 이후 오름길 암벽도 수월하다. 이윽고 나타나는 대간길 1420m봉, 여기서 무룡산 정상은 왕복 이십분거리에 있고 삿갓재 경유 황점으로 내려오기까진 두시간이면 충분하다.

 

황점골 들머리서 본, 1219m봉

 

1219m봉

 

1219m봉 벼랑 끝에서 본, 무룡산(1491.9m)

 

1219m봉에서 본, 1288m봉

 

황점에서 본, 남령

 

황점에서 본, 남덕유 하봉(1363m)

 

황점에서 본, 월봉산 수리덤

 

황점에서 본, 삿갓봉(1419m)

 

종착점 황점마을

 

산행후기: 남덕유산 자락엔 가야할 곳이 많다. 무룡남릉, 삿갓남릉, 시루봉능선... 등등!! 드디어 기회가 왔다. 백두 대간 토요 당일종주 계획을 앞두고 대원들간의 상견례를 겸한 예비 산행코스 최적지로 떠오른 것이다. 다들 들뜬 마음으로 들어선 계곡 초입엔 고라니 한 마리 올무에 걸려 죽음을 기다리고 있어 일행들 달려가 풀어주자, 그녀석 한 바퀴 빙 돌아 인사 꾸뻑하고는 사라진다.  좋은 징조다. -2007년 1월 13일 토요일 (-무룡산 산행기 중에서..)

 

그날 처음 했던 일행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동지들과 함께 다시 찾아든 백두 대간길, 대원들 먼저 남령에서 남덕유로 올려보내고 지난 겨울의 그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들어선 황점골을 몇 분이 동행해 주시겠단다. 그러나 황점골 초입의 꽉 찬 정글에 짐짓 두려움을 표시하던 두 분은 1288m봉 서남릉을 타고 오르겠단다. 그들과는 달리 젊은 부부팀은 잔뜩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지난 번 고라니 허둥대던 자리에서 어린 멧돼지 한 마리 후닥딱 꼬리를 감춘다.

 

이번엔 시간절약도 할 겸 황점골 계곡을 끝까지 치고 올라보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계곡 옆으로 이어질 듯 끊어질 듯 가물가물 연결되는 샛길 따라서 해발 860m지점에 이르자 드디어 산길은 능선을 기어오르고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얼마 못가 산죽속으로 묻혀 버리고 만다.  너덜지역에 작은 독사 한 마리 잔뜩 웅크리고 있길레, 스틱으로 멀리 쫓아 버렸더니 일행들 표정 일그러진다. 이윽고 올라선 1219m봉, 아쉽게도 암릉코스 지나친 말미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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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두시를 넘긴 이 시각에 우선 식사부터 해결해야겠다. 넓은 암반에 퍼질러 앉아 민생고 해결하면서 우리가 가야할 무룡산을 가리키며, 저 뒤편의 암릉코스 다녀오자 했더니 고개 설레설레 흔든다. 그렇게 해서 이번 코스 하이라이트는 보는 걸로 만족해야만 했다. 하산길 이리저리 찾다가 비교적 수월한 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 길 너무 수월하다. 그제서야 디려다 본 나침반, 서북진해야 할 우리는 동쪽 마학골로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잘 아는 길에서 또다시..

 

다시 올라선 1219m봉, 절벽난간에 서서 무룡산 한 번 쳐다보고 시각 확인해본 결과, 무룡산은 무리다. 저 위 1288m봉까지 진행해서 황점으로 내려가는 방법 뿐이다. 숨가쁘게 올라선 1288m봉 삼거리, 위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잠시 기다렸다가 일행 한 분 만났다. 다른 분들은..?  -아~ 네, 좀 전에 두 분 무룡산으로 올라가던데요~! 선두팀에 학인했더니, 올은 삿갓재까지만 진행해서 다들 잘 내려가고 있단다. 그렇다면 우리가 젤 늦잖아..!

 

1288m봉 서남릉, 들머리에 살포시 나 있던 가르마길은 금새 사라지고.. 절벽 한바퀴 휘어돌자, 산죽속으로 풍덩 빠져 버렸다. 한참을 허우적대다가 빼꼼한 곳에 올라보니, 날등은 저 왼쪽으로 살아나가고.. 이젠 되돌아가기엔 너무늦은 시각이다. 계곡 나타날 때까지 무작정 치고 내려가는 수 뿐이다. 드뎌, 물소리 들려오고.. 아까부터 동이났던 수통 다시 채우고, 얼굴 땀 한 번 닦아낸다. 안그러면, 날파리 귀찮게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지난겨울 1219m봉에서 본, 남령

 

거꾸로여덟팔나비(수컷)

 

지난겨울의 삿갓봉과 남덕유산

 

방울비비추

 

지난겨울의 무룡산남릉

 

달걀버섯

 

 흡사, 시냇물 징검다리처럼 생긴 암릉코스

 

출처 : 부기소 - 산이 좋은 사람들
글쓴이 : 산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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