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악동~비룡폭포~토왕성폭포(약 3.7㎞ 정도)
◑ 04:40 : 설악동 입구 켄싱턴호텔 앞 도착 - 산행 시작
◑ 05:08 : 미리내집 통과
설악동에서 비룡교를 건너 정상적인 산행이 어렵기 때문에 도중에 켄싱턴호텔 앞에서 하차하여 도로 옆 옹벽에 새로이 설치 된 목책을 넘어 50여 미터 위로 옹벽을 따라 올라가면 옹벽 아래로 쉽게 내려설 수 있다. 초가을의 선선한 날씨가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로 바뀌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바람이 고요한 게 추위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다. 하늘엔 별이 초롱초롱하기만 하다. 어둠을 뚫고 쌍천을 건너 숲 속을 조용하고도 신속하게 소리죽여 정남 방향으로 진행하여 숲 속을 빠져나가면 비룡폭포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마주친다. 발자국 소리를 죽여 가며 신속하게 올라가면 숲 속에 훤히 불이 밝혀져 있는 미리내집을 통과한다.
◑ 05:26 : 비룡폭포 - 10분 휴식
깜깜한 어둠을 뚫고 비룡폭포로 향한다. 한동안 올라 다리를 건너면 이정표(소공원 1.9㎞, 비룡폭포 0.5㎞)가 나타나고 다시 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우렁찬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육담폭포도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어둠속에 있어도 그 아름다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에 다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한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안전난간이 설치 된 계곡 옆을 따라 한동안 오르다가 다리를 건너면 왼쪽으로 토왕성폭포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등산로 아님, 출입금지 푯말이 걸려 있다. 오른쪽으로 돌아 다시 다리를 건너면 비룡폭포 아래에 닿는다.
◑ 05:43 : 비룡폭포 상부 - 5분 머뭄
비룡폭포에서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와 다리를 건너 오른쪽 출입금지 안내판 쪽 능선으로 살그머니 올라붙는다. 이럴 때마다 죄인이 되는 기분이 든다. 제법 가파른 비룡폭포 왼쪽 사면을 올라섰다가 계곡으로 내려가면 비룡폭포 바로 위에 닿는다. 이곳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설악의 비경 속으로 들어서게 된다. 아름답고 멋진 자연을 금줄로 막아 놓았기에 더욱 가보고 싶고 그래서 더욱 그 비경에 취해보고 싶은 토왕성폭포를 언제쯤에나 맘 놓고 가볼 수 있을지. 비록 반으로 나누어진 북쪽은 못 가볼지라도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으로서 우리 땅을 밟아보는 권리쯤은 있지 않겠는가???
◑ 06:23 : 토왕좌골 입구 - 5분 머뭄
비룡폭포 상부에서 계곡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계곡을 연거푸 건너면 토왕성폭포를 에워싸고 있는 성벽 같은 암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설악의 높고 높은 봉우리 아래로 깊고도 좁다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다시 계곡을 건너 노적봉을 바라보며 계곡을 따라 물길을 건너며 계속 올라간다. 골짜기 깊숙이 토왕성폭포 상부가 모습을 살짝 보여준다. 작은 폭포를 만나 왼쪽 절벽지대로 돌아 올라갈수록 모습을 달리하는 노적봉을 감상하며 토왕좌골이 훤히 바라보이는 입구에 닿는다.
◑ 06:34 : 토왕성폭포 하단 아래 - 25분 조망 및 휴식
토왕좌골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좁은 협곡은 토왕좌골이고 토왕성폭포는 오른쪽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이곳에서 길을 잘 찾아야 한다. 계속 계곡으로 오르는 토왕좌골은 험악하기로 이름나 있어 암벽 전문가가 아니면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 계곡 오른쪽 절벽지대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바위사면을 따라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된다. 절벽 위에 오르면 이어지는 경사진 절벽사면에 매어진 밧줄에 의지하여 경사면을 횡단하여 지나간다. 제법 스릴이 느껴진다. 아슬아슬해 보이는 절벽 사면을 횡단하여 잠시 더 가면 토왕성폭포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폭포 하단에 당도한다. 바라만 봐도 토왕성폭포의 웅장한 모습에 기가 죽고 양옆으로 펼쳐지는 암벽들이 질겁하게 만든다.
◑ 07:07 : 능선 전망대 - 10분 휴식
토왕성폭포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곳에서 설악의 숨은 비경들을 원 없이 눈에 담으며 사방의 절경들을 즐기다가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간다. 숲속 가파른 사면을 10여분 올라가면 토왕성폭포 오른쪽 암벽 능선 위에 올라선다. 큰 소나무 아래 작은 공터가 있어 주변을 조망하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토왕성폭포 상부가 가까이 바라보이고 우뚝 솟은 노적봉과 토왕골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별을 따는 소년” 릿지 암벽이 멋진 모습으로 와 닿는다.
▶ 토왕성폭포~칠성봉(약 1.0㎞ 정도)
◑ 07:38 : 좁은 협곡 사이 절벽지대 오름
능선 전망대를 지나 토왕성폭포 오른쪽 능선의 가파른 사면을 한동안 올라가면 좁은 협곡처럼 생긴 바위사이로 들어서고 앞에는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07:28).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이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든 급경사 위의 절벽은 높이가 10여 미터 정도 되지만 오르기가 제법 까다롭고 위암감이 대단해 공포심을 느끼게 한다. 낡아 보이던 밧줄이 새로 튼튼하게 매여 있어 준비해 간 자일 없이 차례대로 올라간다. 시간이 제법 걸린다. 이 구간은 생각보다 힘이 들고 까다롭기 때문에 보조자일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섣불리 올라오기 힘들고 위험한 구간이다. 절벽 위에 올라서면 토왕성폭포 상부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온다.
◑ 09:00 : 토왕성폭포 우측 암봉 너럭바위 - 55분 아침 및 휴식
절벽을 올라서서 토왕성폭포 오른쪽 암릉을 따라 오르면 암릉은 이내 절벽으로 바뀌고 예전에 있던 밧줄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07:40). 자일을 설치하며 오르느라 시간이 꽤나 소요된다. 연거푸 이어지는 절벽지대를 세 번이나 자일을 설치하고서야 올라서게 된다(08:33). 절벽지대지만 그래도 잡고 발을 디딜 틈들이 많아 자일을 잡고 오르기는 수월하다. 절벽지대를 올라선 뒤 이어지는 가파른 경사면을 한동안 올라가면 시종 내내 뒤따르던 노적봉이 발 아래로 점점 멀어져 가고 달마봉과 울산바위가 시야에 한껏 들어오기 시작한다. 단풍이 한창인 가파른 능선을 조망을 즐기며 한동안 올라가면 토왕성폭포 오른쪽 암봉 너럭바위 정상에 닿게 된다. 이곳에 서면 바로 아래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란 릿지 코스가 있는 노적봉과 “별을 따는 소년” 릿지 암벽이 깊고 깊은 토왕골을 사이에 두고 우뚝 마주 솟아 있고 집선봉과 권금성의 봉화대 뒤로 달마봉과 왼쪽으로 울산바위가 바라보이고 그 뒤로 백두대간 황철봉과 신선봉까지 깨끗하게 조망되고 가야할 칠성봉쪽 능선도 붉게 타들어가고 있다.
◑ 10:00 : 암봉 오름
토왕성폭포 상부 암봉 너럭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며 아침식사를 마친 뒤 토왕골로 내려가 식수를 보충하고 칠성봉으로 향한다. 잠시 숲속을 진행하면 슬랩바위가 나타나고 5분여 바위를 오르며 작은 암봉에 서게 되는데 칠성봉 직전 노적봉 능선분기봉인 암봉이 절벽을 이루고 있고 그 뒤로 칠성봉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화채능선의 집선봉과 권금성이 조망되고 울산바위와 백두대간도 시원스럽다.
◑ 칠성봉 직전 암봉 - 15분 조망
암봉에서 내려서서 단풍이 절정인 숲 속을 잠시 지나면 거대한 암봉을 오르게 된다. 슬랩바위를 비스듬히 진행하다 자일을 설치하여 제법 경사진 슬랩을 올라가면 노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분기되는 암봉에 올라서게 된다. 칠성봉 정상이 바로 앞에 바라보이는 암봉 정상에는 월출산 구정봉과 동해 쉰움산 정상의 바위처럼 바위 표면이 움푹 패여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여러 개 있다. 이곳에서의 조망은 가히 압권이다. 지나온 암봉 오른쪽으로 노적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로 깊고 깊은 토왕골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능선 오른쪽으로는 집선봉과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이 아름답게 지나가고 그 뒤로 거대한 공룡능선과 수 많은 침봉들이 설악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칠성봉에 살짝가려 보이지 않는 대청봉을 대신하여 중청봉이 보인다.
◑ 10:47 : 칠성봉 정상 - 휴식 및 조망 30분
암봉에서 내려와 암릉을 따라 7분여 진행하면 칠성봉 정상에 닿게 된다. 주변에는 한창 붉게 익어가는 마과목 열매들이 가을이 깊어 감을 알려준다. 오른쪽으로 까마득한 절벽을 이룬 칠성봉 위에 서게 되면 사방으로 조망이 한껏 펼쳐지는데 이때가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대청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직전의 암봉에서 바라보이던 화채능선의 침봉들이 더욱 우람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칠성봉 꼭대기에서 바위틈으로 아래쪽에 내려와 조망을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
▶ 칠성봉 ~ 화채봉 ~ 1253봉 갈림길~망경대(약 3.4㎞ 정도)
◑ 11:57 : 피골능선 갈림길 지나 능선에서 휴식 - 10분
칠성봉에서 이어지는 암릉길을 잠시 진행하여 칠성봉 앞의 봉우리를 돌아가면 능선은 화채봉을 향하여 짙은 숲 속으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지금까지의 험난했던 암릉 길과는 대조적으로 울창한 수림의 육산이 전개된다. 조망 좋은 전망대를 지나 단풍이 화려하게 물든 큰 굴곡 없는 화채능선을 따라 신나게 질주하면 왼쪽에 시그널이 매달려 있는 갈림길을 지난다(11:55). 예전에는 권금성 방향 표지가 줄에 걸려 있었는데 철거되고 없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피골 능선을 따라 설악C지구 청봉교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다. 갈림길을 지나 2분여 더 진행하다가 능선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 12:36 : 화채봉 아래 휴식터 지남
능선에서 휴식을 마치고 1분 정도 올라가면 칠성봉쪽 조망이 좋은 바위전망대를 지나고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간다. 붉게 타들어가는 단풍에 취하며 부지런히 걸어 바위전망대를 내려서면(12:25) 이내 높다란 바위 아래 야영터를 지나게 되고 3분 뒤 삼각형의 개구멍바위를 지나면(12:29) 3분 뒤 왼쪽으로 화채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화채능선 길은 화채봉 정상을 오른쪽으로 비켜 지나기 때문에 정상에 올라가려면 이곳에서 왼쪽으로 제법 가파른 경사를 10여분 올라가야 한다. 예전에 올랐던 화채봉 정상을 생략하고 갈림길을 지나 잠시 더 진행하여 바위 절벽 아래에서 휴식터를 지난다.
◑ 12:55 : 1253m봉 갈림길 삼거리 - 15분 휴식
화채봉에서 1253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도 울창한 숲의 육산이다. 완만하게 내려가다가 제법 가파른 능선을 올라서서 1253봉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무심코 진행하다가는 대청봉 쪽으로 곧장 가게 되므로 유의하여야 한다. 오른쪽에 참나무 두 그루가 나란히 서 있는 사이로 난 길로 가야 망경대로 갈 수 있다. 가을철 집중단속 현수막이 걸려 있어 왠지 기분이 찜찜해진다.
◑ 13:50 : 망경대 - 30분 조망
1253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면 길은 뚜렷하고 큰 굴곡 없는 능선 길이 울창한 숲을 따라 한동안 이어지다가 왼쪽에 시그널이 매달린 갈림길을 지나 잠시 더 가면 암릉이 나타나며 멋진 조망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망경대로 이어지는 암릉에서는 지나 온 화채능선의 집선봉과 칠성봉의 무수한 침봉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화채봉과 1253봉도 가까이 조망되며 그 아래 칠선골의 칠선폭포도 뚜렷하게 내려다보인다. 왼쪽으로는 대청봉에서 중청, 소청을 지나 마등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의 뼈대인 공룡능선과 아래의 천화대 범봉을 비롯한 침봉들이 창검을 세워 놓은 듯 도열해 있고 깊은 협곡을 이루고 있는 천불동계곡이 샅샅이 조망된다.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암릉을 따라 가면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는 안부 갈림길이 나오고 그 앞에 있는 암봉을 올라가면 망경대에 닿게 된다.
▶ 망경대~칠선폭포~칠선골~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약 7.9㎞ 정도)
◑ 14:25 : 망경대 암릉 - 점심식사 25분 망경대에서 암릉을 따라 곧장 천불동계곡으로 가는 길도 있다지만 이 길은 암벽 전문가들만이 다니는 길이라고 한다. 망경대에서 오래도록 조망을 즐기다가 갈림길 되돌아서서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는 안부 갈림길을 지나 암릉을 되돌아 내려오다가 암릉이 끝나는 지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즐긴다.
◑ 15:45 : 칠선폭포 - 15분 휴식
점심식사 후 망경대 암릉을 내려서서 50여 미터 가면 왼쪽에 칠선골로 내려가는 희미한 족적이 있는 길이 있다(14:52). 망경대로 올라갈 때 유심히 살피며 보아 두었던 곳이다. 국립공원 비지정 탐방로의 단속 강화로 쉽게 내려갈 수 있는 양폭대피소 길을 버리고 사전 정보도 없이 생소한 길로 칠선골로 내려서려니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초입부터 길은 경사도 70도 정도 되는 절벽이나 다름없는 급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자일을 설치하여 안전을 확보해가며 내려가는데도 낙석이 자주 발생하여 상당히 위험하다.
세심한 주의를 하며 엉덩이를 땅에 붙이다시피하며 20여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경사는 조금 수그러들지만 그래도 가파르기만 하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잡목이 성가시게 하는 가파른 지대를 한동안 내려오면 칠선폭포 아래에 당도하게 된다. 망경대 능선에서 아래쪽으로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던 칠선폭포를 바로 앞에서 바라보니 아름답기만 하고 주변의 만산홍엽들이 치장을 하여 더욱 멋스럽다. 칠선폭포는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독주폭포, 쉰길폭포와 함께 설악의 5대 폭포에 꼽힌다.
◑ 17:40 : 칠선골에 내려 섬
칠선폭포에 내려서면 순탄한 길이 이어질 것으로 알았는데 복병은 지금 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폭포 아래쪽은 절벽을 이루고 있어 진행이 곤란하여 왼쪽으로 우회하여야 하는데 희미한 길이 있다. 양폭대피소의 감시가 강화되어 최근 이곳 칠선골로 해서 화채능선을 찾는 산꾼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이다. 산행 도중 칠선골로 올라왔다는 산꾼들을 여럿 만나 이곳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하산 코스를 양폭대피소가 아닌 이곳으로 변경했지만 막상 복병을 만나고 보니 자세한 정보도 없이 무리하게 이곳으로 내려온 게 후회스럽다.
칠선폭포 아래쪽에서 왼쪽 사면으로 미한 족적을 따라 우회를 하여 잠시 진행을 하면 갑자기 희미하던 길은 사라지고 앞쪽에는 망경대에서 뻗어 내린 암릉이 버티고 있다. 선봉은 길을 찾아 위태롭게 위아래를 오가지만 계곡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쉽사리 보이지 않아 애태운다. 목숨을 건 사투는 지금부터 시작 되지만 애태우는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은 아름다움을 뽐내기만 한다. 칠선골 맞은 편의 칠성봉에서 뻗어 내린 침봉들을 바라보며 절벽 사이사이 수목들이 자라고 있는 틈을 찾아 조금씩 이동하며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수도 없이 반복한다.
가끔 절벽 아래로 칠선골이 내려다보이지만 내려가는 길이 온통 절벽이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절벽지대 옆을 조심조심 진땀을 흘리며 자일을 수없이 설치해 가며 진행을 하여 계곡 쪽으로 조금씩 내려간다. 두 시간여 사투를 벌인 끝에 다행히 어둠이 채 몰려들기 전에 암벽 사이 너덜지대를 찾아 칠선골로 내려가는데 낙석이 심하게 일어나는 가파른 절벽지대라서 자일에 의지해 가며 내려오는데도 상당히 위험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목숨 건 사투 끝에 다행히 아무런 사고 없이 칠선골에 다시 내려서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 18:10 : 천불동계곡 - 10분 휴식
산행을 마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칠선폭포에 가기 전 약 200여 미터 지점에 삼단 폭포가 있는 데 이곳에서 오른쪽 약 20여 미터의 암벽을 자일을 설치하여 오른 뒤 숲 속으로 계곡을 우회하여 가면 칠선폭포 아래에 닿게 되는데 자세한 정보도 없이 무작정 하산하다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해 절벽지대를 오르내리며 무모하게 사투를 벌이게 된 것이다. 어찌나 위험했던지 자일을 설치하며 오르내리느라 카메라조차 가방에 넣어 버려 탈출 사진을 담지 못했다. 다행히 일행 모두가 불안한 내색을 감추고 서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주며 협동 단결했기에 위험을 극복하고 사고 없이 계곡에 내려설 수 있었다.
양쪽이 까마득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좁은 협곡인 칠선골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한다. 자세한 정보가 없어 아직도 전방의 사정을 몰라 불안함을 완전히 떨쳐버리진 못해도 갈 수 있다는 자신감만은 충만해졌다. 양쪽이 절벽을 이루고 있는 칠선골을 한동안 내려가고 계곡 합수지점을 지나 잠시 더 내려가면 폭포가 앞을 막는다. 바로 내려가는 건 무모하고 다행히 오른쪽 숲 지대로 우회하는 길이 보인다. 폭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계곡으로 내려선 뒤 그냥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다행히 큰 복병 없이 순탄하게 계곡을 내려오면 계곡은 점점 넓어지고 계곡 옆으로도 간간이 길이 나타난다. 어둠이 막 시작되는 시간에 칠선골이 천불동계곡과 만나는 지점에 당도하여 두 다리를 뻗고 큰 한숨을 내쉬며 달콤한 휴식에 빠져든다.
사투를 벌이며 칠선골을 내려설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지형지세도 모르는 상황에서 어둠이 내리기 전에 탈출을 하지 못했을 경우 어둠 속에 강행하다가 닥칠지 모를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그냥 그 자리에서 비박을 하며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탈출을 강행하던지, 아니면 아는 길인 망경대로 되돌아 올라가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던지. 두 가지 모두 어렵긴 하지만 최악의 상황이 닥쳤으면 아마도 어느 한 가지 쪽은 선택했어야 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이곳까지 무사히 당도하여 웃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 18:37 : 귀면암 지남
헤드랜턴을 켠 뒤 철다리 옆에 쳐 놓은 금줄을 넘어 천불동계곡의 등산로를 따라 설악동으로 하산을 한다. 이 지점에 칠선골 입구 이정표(해발 580m, 비선대 2.6㎞, 양폭대피소 0.9㎞)가 있다. 가득 긴장하고 있던 몸이 긴장이 풀리자 피곤이 한꺼번에 엄습해 온다. 어둠속이지만 천불동계곡 좌우로 퍼레이드를 펼치는 기암괴봉들의 멋진 모습들을 외면한 채 빠른 걸음으로 내려와 귀면암 앞을 지난다. 귀면암 안내판(해발 420m)과 조난구조위치 01-08도 세워져 있다.
◑ 19:02 : 비선대산장 - 25분 휴식
어둠 속에는 사시사철 모습을 달리하며 설악의 대표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천불동계곡의 절경들이 숨어 있지만 그 절경들을 느긋하게 즐기지 못함이 서운해진다. 계획대로 산행이 이루어 졌으면 이런 아름다운 풍광들을 모두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옥빛 물을 가득 담고 있는 이호담을 지나 잠시 더 내려가면 문수담 안내판과 함께 청아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문수담(文殊潭)을 지난다. 어둠 속이지만 투명한 물빛은 훤히 바라보인다. 아득한 옛날 문수봉을 형성할 때 석가여래의 왼편에서 지혜를 맡은 문수보살이 이곳 맑은 물에서 목욕을 하였다하여 문수담(혹은 문주담)으로 이름 불린다고 한다.
문수담을 지나 잠시 더 내려가면 이정표(대청봉 7.5㎞, 비선대 0.5㎞)를 지나고 이어 왼쪽 설악골 합수점을 지나면 곧이어 토막골 합수점 위에 걸쳐 있는 다리를 건너게 된다. 전에 하산하며 토막골에서 하루종일 흘린 땀을 깨끗이 씻으며 휴식을 취한 기억이 새롭다. 토막골을 벗어나면 이내 금강굴 갈림길이 이정표(대청봉 8.0㎞, 중청대피소 7.4㎞, 희운각대피소 5.5㎞, 양폭대피소 3.5㎞ / 백담사 11.4㎞, 오세암 4.9㎞, 마등령 3.5㎞, 금강굴 0.6㎞)와 함께 나타나고 입산통제소를 지나 다리를 건너면 비선대산장에 당도한다.
◑ 20:15 : 설악동 소공원 주차장 도착 - 25분 휴식
기암절벽 사이에 한자의 넓은 바위가 못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계곡 쪽에서는 미륵봉(일명 장군봉), 형제봉, 선녀봉이 보이며 미륵봉 등허리에 금강굴이 있다. 아선대에 누워서 주변 경관을 감상하던 마고선이 이곳에서 하늘로 올라갔다고 하여 비선대라 불린다. 남쪽으로는 천불동계곡을 따라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금강굴을 지나 마등령으로 이어져 공룡능선과 백담사 쪽으로 연결해 주는 중요한 갈림길 역할을 해준다. 비선대를 수도 없이 지나갔지만 아무런 시설도 없이 비선대 아래까지 내려가 경치를 즐겼던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어찌나 빠른 걸음으로 내려 왔던지 후미 일행들을 기다리는 사이 흥건했던 땀이 다 식으며 추위를 느끼게 한다. 비선대를 지나면 소공원까지는 평탄하고 넓은 길이 이어져 피곤에 지친 다리의 힘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 속도를 늦추어 천천히 걸으며 왼쪽에서 흘러드는 저항령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 울창한 소나무 숲 터널을 빠져나가면 신흥사 갈림길 이정표(금강굴 3.1㎞, 비선대 2.5㎞ / 울산바위 3.3㎞, 계조암(흔들바위) 2.2㎞)를 지나 금강교를 건너면 소공원에 들어서고 공원을 한동안 내려가 탐방안내소를 지나 주차장에 당도하여 산행을 마친다.
▲ 설악동 소공원 켄싱턴호텔 앞에 도착하여 도둑이 담 넘어 가듯 목책을 넘어간다... 분단 된 북녘의 땅도 아닌 엄연한 우리나라 땅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밟아 볼 권리가 있지 않느냐는 항변으로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선다.
▲ 목책을 넘어 옹벽을 따라 30여 미터쯤 올라가면 쌍천으로 쉽게 내려갈 수 있다.
▲ 쌍천을 건너고~~~
▲ 정남 방향으로 숲속을 헤쳐 나간다...
▲ 비룡폭포로 올라가는 정규 등산로에 진입을 하고~~~
▲ 미리내집을 지난다.
▲ 영하2도까지 떨어질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새벽 기온이 영상5도로 바람이 잠잠하여 땀에 젖기 시작한다.
▲ 비룡폭포로 올라가는 길...
▲ 비룡폭포에 당도한다... 어둠 속에 희미하게 폭포가 보이지만 사진에 담지는 못
▲ 비룡폭포에서 휴식을~~~
▲ 비룡폭포에서 휴식을 마치고 되돌아서서 다리를 건너면 토왕폭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출입금지 안내판이 길잡이 역할을 한다.
▲ 비룡폭포를 왼쪽으로 우회하며 산자락을 올라섰다가 내려서면 비룡폭포 위를 건너게 된다.
▲ 비룡폭포 상단을 지나며~~~
▲ 비룡폭포를 지나 토왕골 깊숙이 들어선다... 계곡 따라 길이 쭉 이어진다.
▲ 토왕좌골과 토왕골이 합수되는 지점이 바라보이는 곳에 당도한다...
이곳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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